조선시대 도자기를 대표하는 두 종류가 있다면 단연 백자(白磁)와 청화백자(靑華白磁)를 꼽을 수 있다. 이 둘은 동일한 백색 바탕의 도자기이지만, 형태·문양·용도에서 뚜렷한 차이를 지니고 있으며, 각각 조선의 정치적 이상과 미적 철학을 담고 있다. 단순히 색의 차이를 넘어, 두 도자기의 비교는 조선 사회의 문화·사상·기술 수준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먼저 백자(白磁)는 조선 전기의 대표 도자기로, 철저한 유교 이념과 간결한 미의식을 반영한 결과물이다. 순백의 색감은 절제와 청결, 군자의 도(道)를 상징하며, 군왕과 사대부 계층의 이상적 정신과 연결된다. 주로 궁중이나 양반가에서 의례용, 제사용, 식기로 활용되었으며 장식보다는 형태의 단아함과 기능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호암미술관..